수요예측

기관 경쟁률 1,000대 1, 첫날 성적과 실제로 이어졌을까

기관 경쟁률이 어떻게 계산되고 왜 의미가 옅어졌는지 짚은 뒤, 기록 61건에서 경쟁률이 높은 구간의 평균이 소수 종목에 얼마나 끌려 올라갔는지 중앙값과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공모주 기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숫자가 기관 경쟁률입니다. "1,200대 1"처럼 크게 적히니 높으면 좋은 종목이라고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최근 몇 년 사이 의미도 많이 옅어졌습니다.

경쟁률은 이렇게 계산된다

기관 경쟁률은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신청한 총 수량을 기관에 배정된 물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배정 물량이 100만 주인데 기관들이 합쳐서 10억 주를 신청했다면 경쟁률은 1,000대 1이 됩니다. 이 숫자는 수요예측 단계의 것이라, 그 뒤 개인 청약에서 나오는 일반 청약 경쟁률과는 다릅니다. 둘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청 수량에 실제 매수 의무가 곧바로 따라붙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관은 배정받은 만큼만 사면 되므로, 더 많이 배정받기 위해 실제 살 수 있는 양보다 크게 적어내는 유인이 구조적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같은 1,000대 1도 내용은 다르다

경쟁률이 같아도 안을 들여다보면 성격이 갈립니다. 실제로 봐야 하는 것은 신청 물량이 어느 가격대에 몰렸는지입니다. 수요예측 결과 공시에는 밴드 상단 이상, 밴드 내, 밴드 하단 미만으로 나뉜 신청 분포가 함께 실립니다.

경쟁률이 같아도 달라지는 두 가지 사례
구분A 종목B 종목
기관 경쟁률1,000대 11,000대 1
밴드 상단 이상 신청 비중95% 이상60% 수준
의무보유확약 비율20%대한 자릿수
해석가격을 올려서라도 받겠다는 수요일단 받아두고 보겠다는 수요

두 종목의 헤드라인 숫자는 같지만, A는 기관이 가격 부담을 감수하고 물량을 원한 경우이고 B는 그렇지 않습니다. 경쟁률만 보고 두 종목을 같은 등급으로 취급하면 판단을 놓칩니다.

경쟁률이 높았던 종목은 실제로 결과가 좋았나

여기서부터는 통념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이 사이트가 같은 형식으로 남긴 공모주 가운데 상장이 끝난 종목 61건(2025년 8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상장)을 기관 경쟁률 구간으로 나눠,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 대비 얼마였는지 계산했습니다.

기관 경쟁률 구간별 상장 첫날 종가 수익률 (공모가 대비, 61건)
기관 경쟁률종목 수평균중앙값첫날 종가가 공모가 위
1,000대 1 이상29건+137.9%+81.4%93%
100~1,000대 129건+66.6%+39.8%69%
100대 1 미만3건+89.4%+83.3%100%

방향 자체는 통념과 맞습니다. 1,000대 1 이상 29건은 평균 +137.9%, 100~1,000대 1 29건은 평균 +66.6%였습니다. 다만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를 보세요. 1,000대 1 이상 구간은 평균 +137.9%인데 중앙값은 +81.4%입니다. 상한에 닿은 소수 종목이 평균을 끌어올린 것이고, 절반의 종목은 중앙값 언저리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100대 1 미만 구간은 3건뿐입니다. 경쟁률이 낮은 종목은 애초에 표본이 거의 없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종목이 세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기 때문인데, 이것 자체가 앞에서 말한 경쟁률 인플레이션의 증거입니다. 이 구간의 평균 +89.4%는 종목 3건으로 만든 값이므로 구간 비교의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제 매도 시점인 시초가로 옮기면 이 사례는 달라 보입니다. 진코스텍 시초가 +2.1%, 레몬헬스케어 시초가 +65.6%로,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았습니다. 저는 배정 주식을 상장일 시초가에 전부 팔기 때문에, 위 표의 '첫날 종가가 공모가 위' 비율을 제 쪽 결과로 그대로 읽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면 경쟁률은 하한선을 걸러내는 용도에 가깝습니다. 낮으면 확실히 신호가 되지만, 높다고 해서 그 안에서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값은 아닙니다. 경쟁률이 낮으면 개인에게 돌아오는 배정 물량은 오히려 늘어나므로, 낮은 원인이 기관이 본 가격 부담인지 시장 상황인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같은 기록에서 의무보유확약이 경쟁률보다 뚜렷하게 갈랐던 것과 대비됩니다.

경쟁률과 함께 봐야 할 지표

  1. 의무보유확약 비율: 상장 직후 시장에 나올 물량의 규모를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자세히 보기
  2. 상장일 유통가능물량 비율: 확약뿐 아니라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까지 반영한 실제 유통 물량입니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상장 초기 수급이 가볍습니다.
  3. 참여 기관 수: 소수 기관이 큰 물량을 적어 경쟁률을 끌어올린 경우와, 다수 기관이 고르게 참여한 경우는 수요의 두께가 다릅니다.
  4. 공모 규모: 공모금액이 작을수록 경쟁률은 쉽게 올라갑니다. 조 단위 대형 공모의 500대 1과 소형 공모의 1,500대 1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경쟁률을 실전에서 쓰는 방법

경쟁률은 절대 기준이 아니라 상대 기준으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시기, 비슷한 공모 규모의 종목들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의미가 생깁니다. 시장이 과열된 구간에서는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올라가고, 침체 구간에서는 우량한 회사도 낮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의 수요예측 기록은 개별 종목 숫자를 남길 때 같은 기간의 다른 종목과 비교할 수 있도록 형식을 통일해 두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수요예측

공모주 수요예측이란? 결과 보는 법과 공모가 결정 과정

수요예측은 기관투자자가 희망 가격과 수량을 적어내 공모가를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밴드 제시부터 공모가 확정까지의 흐름과, 결과 공시는 공모가 위치, 기관 경쟁률, 확약 비율, 유통가능물량 순으로 읽으면 몇 분 안에 윤곽이 잡힙니다.

수요예측

의무보유확약이란? 확약 기간과 비율 읽는 법

의무보유확약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배정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확약 기간 구분과 공시에서 비율을 읽는 법을 설명하고, 비율 하나보다 기간 구성과 유통가능물량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