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 도쿄는 다른 호텔과 다른 종류의 호텔이에요. "호텔"이라기보다 "휴식 공간"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립니다. 아만 그룹은 1988년 태국에서 시작된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데, 일본의 수도에 그들의 첫 "도시형 아만"을 2014년에 열었어요. 그 전까지 아만은 휴양지 전용 브랜드였는데, 도쿄를 위해 처음으로 "어반 아만"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호텔에 한 번 묵기 위해 다른 여행을 미룰 만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위치는 오테마치의 "오테마치 타워" 33~38층이에요. 지하철 오테마치역 직결, 도쿄역에서 도보 5분. 만다린 오리엔탈과 가까운 구역이지만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만다린이 "도쿄의 현대적 럭셔리"라면 아만은 "도쿄 속의 일본 전통 료칸"을 지향합니다.
로비는 33층에 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30m 천장 높이의 "도코노마(床の間)" 같은 공간입니다. 한쪽 벽면 전체를 바닥부터 천장까지 일본 화지(和紙)로 덮었고, 중앙에 300년 된 분재가 놓여 있어요. 접수 데스크도 일본식 찻집을 크게 확대한 구조. 체크인할 때 직원이 말없이 차 한 잔을 먼저 내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순간의 공기가 도쿄 그 어떤 호텔과도 달랐어요.
객실은 84실. 도쿄의 대형 호텔(만다린 179실, 파크 하얏트 178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기본 디럭스 룸 71㎡로 도쿄에서 가장 넓은 기본 객실 사이즈 중 하나예요. 인테리어는 완전히 "료칸 스타일"입니다. 다다미 섹션, 일본식 깊은 욕조(후로), 쇼지 문, 나무 바닥. 호텔 객실이라기보다 최고급 료칸의 객실을 도시 빌딩 안에 옮겨둔 느낌이에요. 창문은 낮에는 도쿄 풍경, 밤에는 쇼지 문을 닫아 공간을 일본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욕실의 일본식 깊은 욕조는 이 호텔의 상징이에요. 일반 호텔 욕조보다 두 배 깊이고 어깨까지 잠길 만큼 물을 채울 수 있어요. 욕조 옆 유리창 너머로 도쿄 황궁(임페리얼 팰리스) 방향 전망이 펼쳐지는 객실이 가장 인기인데, 저도 이 뷰의 방을 한 번 잡아봤습니다. 새벽에 일본식 목욕을 하면서 일출이 황궁 숲 위로 뜨는 걸 봤을 때의 감각은 글로 전달이 안 돼요.
스파는 30층의 "Aman Spa"인데 규모가 2,500㎡로 도쿄 호텔 스파 중 최대 규모입니다. 30m 실내 수영장(도쿄 호텔 풀 중 가장 긴), 핫 스톤 사우나, 냉탕, 명상 공간, 10개 이상 트리트먼트 룸. 시그니처 트리트먼트는 90분 3만 엔대부터. 저는 수영장만 이용하더라도 이 호텔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거대한 유리창 너머로 도쿄 황궁 숲이 보이는 수영장에서 아침 일찍 혼자 수영하는 경험은 세계 어느 호텔에서도 쉽게 찾기 힘듭니다.
레스토랑은 "아만 카페", "Musashi"(일본 스시 8석 카운터), "Arva"(이탈리안) 등 있는데 객실 수 대비 적어요. 저는 아침을 객실에서 인룸 다이닝으로 먹는 걸 권해요. 일본식 조식(밥, 미소국, 생선구이, 절임, 낫토) 세트가 진짜 료칸 수준이고, 창밖 도쿄 풍경과 함께 먹는 경험이 식당에서 먹는 것과 결이 달라요.
요금은 디럭스 룸 기준 비수기 13만~17만 엔대, 성수기 20만~25만 엔대까지. 도쿄에서 가장 비싼 호텔 중 하나예요. 1박에 200만 원을 쓰는 가치가 있느냐고 물으시면, 저는 "한 번은 그 가치가 있다"고 답합니다. 아만은 호텔이 아니라 경험을 사는 곳이에요. 한 번 묵고 나면 "호텔"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 달라져요. 저는 이 호텔에서 1박 하고 다음 날 공항 가는 길에 한동안 조용했어요. 뭘 말할 필요가 없는 기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