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중 여행지 소개

· 해외여행

타이중에 가신다면 미리 알아두면 좋을 동선과 맛집 이야기.

타이중은 타이베이와 가오슝 사이에 끼어 있어서 여행자들이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도시예요. 저도 처음엔 그냥 버블티의 고향이라는 사실만 알고 건너뛰었는데, 두 번째 타이완 여행에서 1박 해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도시는 "카페의 도시"예요. 인구 280만의 중간 규모 도시인데 스페셜티 카페 밀도가 타이완에서 가장 높고, 독특한 창고 리노베이션 문화가 살아 있어요.

버블티(珍珠奶茶) 본고장 얘기부터. 춘수이탕(春水堂)이 1983년 타이중에서 처음 버블티를 발명했다고 주장하고, 하이킹(翰林茶館)도 본고장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쪽이 진짜 원조인지는 여전히 논쟁 중인데 두 곳 다 타이중에 본점이 있어서 나란히 방문해 비교해 보는 게 재밌어요. 저는 춘수이탕 본점의 "진주 나이차 + 철관음 티라미수" 조합을 추천해요. 본점 건물이 현대적이지만 1층 로비에 초기 메뉴 사진이 전시돼 있어서 버블티의 역사를 10분에 배울 수 있습니다.

가오메이 습지(高美濕地)는 타이중 서쪽 해변의 갯벌이에요. 썰물 때 수면이 거울처럼 변해서 해 질 녘에 하늘과 풍차가 반사되는 장면이 타이완 여행 사진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타이베이 근교의 비슷한 스팟이 없어서 저는 이 장면 하나 때문에라도 타이중을 넣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타이중역에서 버스 1시간 반, 편도 50NTD. 해 지기 1시간 전에 도착해서 일몰을 보고 저녁 먹고 돌아오는 반일 코스가 좋습니다.

자이칭위안(彩虹眷村, 레인보우 빌리지)은 2008년 88세의 현지 할아버지 황용푸(黃永阜)가 철거 예정이던 군인촌 마을 건물에 혼자서 알록달록한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된 작은 마을이에요. 언론 보도로 유명해진 후 마을이 보존됐고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가 됐습니다. 15분이면 다 돌지만 마을 입구에서 할아버지 사진과 이야기 보고 나면 인상이 달라져요. 2024년 할아버지 별세 이후에도 벽화는 보존되고 있습니다. 입장 무료.

궁원 안과(宮原眼科)는 일제 강점기 안과 병원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디저트 카페예요. 호그와트 도서관 같은 내부 인테리어로 유명하고 아이스크림과 차, 과자가 주 메뉴. 아이스크림은 50가지 이상 맛이 있고 토핑을 맞춤 주문할 수 있어요. 관광객 많지만 건물 내부 사진 한 장 찍을 가치는 있습니다.

펑지아(逢甲) 야시장은 타이완에서 가장 큰 야시장이에요. 1,000개 이상 노점이 있어서 "한 번에 다 보기"는 불가능. 저는 후추빵, 닭튀김(다지파이), 굴 오믈렛, 과일 빙수 같은 대표 메뉴만 미리 정해서 가는 걸 추천해요. 목요일 밤이 가장 북적입니다.

난둔 거리 카페 투어는 타이중 여행의 숨은 매력이에요. 차이밍다오(柴犬堂), 아우어 카페(Our Cafe), 코끼리 산(象山咖啡) 같은 스페셜티 로스터리들이 한 블록 안에 모여 있어서 오후를 카페 호핑으로 보내는 게 가능합니다. 한 잔 120~180NTD대. 서울 카페 가격의 절반인데 퀄리티는 비슷하거나 더 좋아요.

타이중에서 칭칭 농장(清境農場, 체칭)이나 르웨탄(日月潭, 일월담)까지 당일치기가 가능합니다. 일월담은 타이완 중부의 가장 큰 호수고 버스로 1시간 30분. 호수 주위 자전거길과 유람선이 있어요. 타이완이 섬이라는 걸 잠시 잊게 되는 내륙 풍경입니다.

고속철 타이중역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서 시내 이동은 무료 셔틀버스 또는 TRA(일반 철도)로 15분 추가. 주의하세요. 타이베이발 HSR 기준 1시간 10분, 1,080NTD(약 4만 4천 원). 시내 교통은 iPass(또는 요요카드) 기반 버스와 유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