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는 제가 "처음 해외여행 어디로 갈까" 질문에 가장 많이 답하는 도시예요. 이유는 간단해요. 3시간 비행, 비자 없음, 영어와 한국어 표지판 많음, 물가 한국의 60~70%, 음식 맛있음, 치안 최상. 초심자에게 이만큼 완벽한 도시가 드물어요. 저도 첫 해외여행이 타이베이였고, 그 후로 다섯 번쯤 다녀왔는데 매번 새로운 얼굴을 봅니다.
야시장이 타이베이 여행의 핵심이에요. 모든 야시장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스린 야시장(士林夜市)은 관광객 대표 야시장인데 최근엔 너무 관광화돼서 저는 잘 안 가요. 대신 라오허제 야시장(饒河街夜市)을 추천합니다. 600m짜리 한 줄 거리라 걷기 편하고 현지인 비율이 훨씬 높아요. 입구의 후추빵(胡椒餅)은 석탄 오븐에 구운 반죽 안에 후추 돼지고기가 들어간 타이완 대표 길거리 음식인데 한 개 60NTD(약 2,500원). 줄 서서 먹을 가치가 있습니다.
딘타이펑(鼎泰豐) 본점은 타이베이 필수 경험이지만, 저는 본점보다 101빌딩 지점이나 신이점이 줄이 짧아서 더 좋아해요. 소룡포(샤오룽바오)는 한 입에 먹으면 입천장이 데이니 숟가락 위에 얹고 피를 살짝 터뜨려 국물을 흘리고 나서 먹는 게 요령. 저는 한 번에 10개짜리 한 판을 먹고 나면 다른 거 못 먹습니다.
용산사(龍山寺)는 타이베이 가장 오래된 사찰이에요. 1738년 건립, 도교·불교·유교가 섞인 타이완 특유의 종교 공간. 향 연기와 파파야 공양과 붉은 등롱이 어우러지는 광경이 한국이나 일본 사찰과 완전히 달라요. 바로 옆 화시제 야시장(華西街夜市)은 "뱀 시장"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합법화된 가게만 남아 있어서 구경거리로 한 번 가볼 만합니다.
지우펀(九份)은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니 여기선 짧게. 타이베이에서 버스나 기차로 1시간 거리의 옛 금광 마을이고 해 질 녘 홍등이 켜지는 시간이 최적. 당일치기로 반나절이면 충분합니다.
마오콩(貓空)은 저의 개인적 추천이에요. 타이베이 남부 MRT 종점에서 곤돌라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는데, 차밭과 전망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해가 지는 시간에 올라가서 타이베이 시내 야경을 내려다보며 우롱차를 마시는 게 정석. 야시장의 열기 반대편에 있는 타이베이 여행이에요. 저는 한 번은 꼭 이 조합을 넣습니다.
101빌딩 전망대는 입장료 600NTD(약 2만 5천 원)인데, 저는 솔직히 안 추천해요. 대신 지하 1층 푸드코트에서 식사 한 끼 먹고 옆의 상지산(象山) 하이킹 코스를 20분 올라가 보세요. 무료고 101빌딩을 정면으로 마주 본 풍경이 훨씬 드라마틱합니다. 해 질 녘이 최고의 시간이에요.
타이베이 교통은 MRT가 핵심입니다. 요요카드(悠遊卡, EasyCard) 하나면 MRT, 버스, 유바이크(자전거), 일부 택시까지 다 결제 가능. 편의점에서 100NTD에 카드 구입 + 충전. 5~6일 여행이면 1,000NTD 충전으로 충분해요.
공항 이동은 타오위안 공항에서 MRT로 타이베이 메인역까지 직통 36분, 160NTD. 택시는 1,200NTD 안팎이라 MRT가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타이베이는 한여름(6~9월)엔 정말 덥고 습합니다. 35도에 습도 80%가 보통이에요. 야외 관광이 힘드니 가능하면 3~4월이나 10~11월을 노리세요. 이때가 기온 20~25도로 이 도시 최적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