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대표 여행지: 스위스 인터라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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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를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스위스 인터라켄를 권합니다.

인터라켄을 권하면서 항상 마음 한 구석이 찔리는 이유가 있어요. 이 동네는 한국인 관광객 비율이 이상하게 높거든요. 7월 융프라우 전망대에 올라가면 절반은 한국말이 들립니다. 그게 좋으냐 싫으냐는 개인차지만, 저는 두 번째 갔을 땐 일부러 관광객이 몰리는 융프라우 루트를 피하고 쉴트호른과 슈바르츠발트알프로 동선을 바꿨어요. 그렇게 해도 충분합니다. 사실 그렇게 해야 이 지역이 왜 특별한지 더 잘 보여요.

인터라켄은 두 호수(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낀 작은 마을이에요. 이름 자체가 "호수 사이(Inter + Laken)". 기차로 취리히에서 2시간, 베른에서 1시간이면 닿고, 마을 자체는 30분이면 다 걸어요. 이 동네에서 묵어야 하는 이유는 마을 자체가 아니라 주변 산과 마을들로 가는 베이스캠프라는 점입니다. 라우터브루넨, 벤겐, 뮈렌, 그린델발트. 이 네 마을이 베이스가 다릅니다.

라우터브루넨은 72개 폭포가 있는 U자 계곡이에요. 처음 갔을 때 저는 이 풍경이 현실이 아닌 것 같아서 한참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양쪽 절벽이 수직으로 300m쯤 솟아 있고 그 사이로 작은 목조 마을이 앉아 있어요. 반지의 제왕 세트장 같다는 말이 많은데 사실은 반대예요 — 톨킨이 이 계곡을 보고 리븐델을 상상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슈타웁바흐(Staubbach) 폭포까지 걸어 10분. 30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이 바람에 안개처럼 흩뿌려지는데 가까이 가면 옷이 적셔집니다.

융프라우 대신 쉴트호른을 추천하는 이유를 짧게 쓰면, 가격이 약 60% 수준인데 풍경은 절대 밀리지 않아요. 뮈렌에서 케이블카로 2,970m 정상까지 올라가면 회전 레스토랑(Piz Gloria)이 있고, 여기가 007 영화 "여왕 폐하 대작전" 촬영지입니다. 360도 회전하면서 아이거·묀히·융프라우 3대 봉우리를 다 보여줘요. 융프라우 전망대는 200유로 넘는데 여기는 130유로 선. 붐비지도 않습니다. 이건 진짜 정보성 팁이에요.

스위스에서 가장 아까운 실수 하나. 많은 분이 스위스 트래블 패스를 안 사고 각 구간을 따로 끊어요. 4일 패스 기준 300CHF 정도인데, 인터라켄~융프라우 구간만으로도 본전이 뽑히고, 나머지 기차·버스·유람선까지 다 포함입니다. 이건 무조건 사세요. 저는 첫 방문 때 안 샀다가 돌아와서 영수증 계산해 보고 정말 후회했습니다.

먹는 얘기를 짧게. 스위스 물가는 한국의 1.8~2배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레스토랑 파스타 한 접시에 25CHF(약 3만 8천 원). 저는 점심은 코옵(Coop)이나 미그로(Migros) 같은 대형 슈퍼에서 샌드위치와 과일로 해결하고 저녁만 레스토랑을 썼어요. 치즈 퐁뒤는 한 번 먹으면 이틀은 여운이 남는데, 솔직히 겨울 음식이라 한여름 7월엔 다들 좀 부담스러워합니다. 대신 라클렛(치즈를 녹여 감자 위에 부어 먹는 요리)이나 뢰슈티(스위스식 감자전)가 계절에 맞아요.

한 가지 개인적인 의견. 인터라켄에서 "패러글라이딩"은 해볼 만합니다. 마을 위로 1,400m쯤 올라가서 쌍인승으로 내려오는 15분 코스에 200CHF. 비싼 건 맞는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패러글라이딩 포인트 중 하나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에요. 저는 고소공포증이 꽤 심한 편인데도 이륙 후 30초 지나면 풍경에 다 잊힙니다. 예약은 Skywings나 Paragliding Interlaken에서 2~3일 전.

마지막. 7월의 인터라켄은 낮 25도, 밤 13도 정도라 한국 여름보다 훨씬 쾌적합니다. 대신 산 위는 융프라우 전망대 기준 5도 내외고 바람이 거셉니다. 반팔로 올라갔다가 덜덜 떠는 분들을 매번 봐요. 얇은 플리스 한 장은 배낭에 꼭 넣고 올라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