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대표 여행지: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해외여행

4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를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암스테르담, 네덜란드를 권합니다.

4월 암스테르담은 튤립 때문에 가는 게 맞지만, 제가 이 도시에서 제일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튤립 밭이 아니라 4월 말 한낮의 본델파크였습니다. 25도 근처까지 올라간 햇볕에 현지인들이 잔디에 누워 맥주를 마시고, 한쪽에선 이름 모를 밴드가 리허설 중이고, 운하 쪽에서는 보트 위에서 누가 큰 소리로 웃고 있었어요. 겨우 네 달 전까지 영하였던 이 도시가 4월 한 달에 봄을 모조리 쓸어 담아 터뜨리는 느낌입니다.

쾨켄호프 공원은 매년 3월 중순~5월 중순만 열립니다. 1년 중 이 8주간만 문 여는 공원인데, 700만 개 구근이 심어져 있고 품종별로 개화 시기가 다르게 설계되어 있어서 언제 가도 뭔가는 피어 있어요. 절정은 4월 중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버스 858번이 직통으로 가고 편도 30분, 입장권+왕복 버스 콤보가 약 32유로. 티켓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끊어야 현장 2시간 대기를 피합니다. 오전 8시 개장 직후 들어가면 단체 버스가 몰려오는 10시 전까지 거의 전세예요.

쾨켄호프만 보고 돌아오지 말고 이웃 리세(Lisse) 마을의 자전거 루트를 하나 돌아보세요. 공원 바로 옆에서 자전거를 10유로에 빌려 주변 튤립 농장을 3시간쯤 돌 수 있는데, 공원 안은 조경된 정원이지만 바깥 들판은 끝이 안 보이는 색띠예요. 빨강, 분홍, 노랑, 보라 띠가 지평선까지 뻗은 광경은 공원에선 못 봅니다. 이게 진짜 "네덜란드 튤립"이에요.

암스테르담 시내는 운하가 골격입니다. 17세기에 계획적으로 판 반원형 운하 네 개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걸어서 도시 한 바퀴가 4시간쯤. 저는 운하 투어보트를 탈지 말지 오래 고민했는데, 막상 1시간짜리 보트를 타보니 왜 이 도시가 "북쪽의 베니스"로 불리는지 이해됐습니다. 좁은 수로 위에서 17세기 상인 저택의 파사드를 올려다보면 사진으로 본 것과 완전히 다른 각도가 나와요. 낮보다 저녁 해 질 녘 타는 게 훨씬 아름답습니다.

반 고흐 미술관은 표 예매가 필수예요. 당일권은 거의 없고, 온라인에서 시간 지정 티켓을 2~3일 전에 잡아야 합니다. 저는 첫 방문 때 "감자 먹는 사람들" 앞에서 20분을 서 있었어요. 교과서로만 보던 그림의 붓 자국이 실제로 그렇게 두껍다는 걸 거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같은 티켓으로 옆의 시립미술관(Stedelijk)도 가능한데, 20세기 디자인과 현대미술이 중심이라 반 고흐와 완전히 다른 결의 전시입니다.

숙소는 중앙역 근처보다 운하벨트(Grachtengordel) 쪽이 훨씬 낫습니다. 중앙역 근처는 관광객 물결로 24시간 시끄럽고 소매치기도 많아요. 운하벨트는 걸어서 어디든 15분 안에 닿고 밤이면 조용합니다. 가격은 1박 150~250유로대가 기본. 4월은 성수기 시작이라 6주 전 예약이 최소 조건이에요.

자전거는 꼭 하루 빌려보세요. 시내 곳곳 MacBike나 Black Bikes에서 하루 15~20유로. 단, 암스테르담 자전거 교통은 도쿄나 서울과 차원이 다릅니다. 자전거가 왕이고 보행자는 을이에요. 자전거 도로에 실수로 걸어 들어가면 벨이 빗발칩니다. 처음 한 시간은 정말 무섭지만 적응되면 이 도시를 제대로 쓰는 느낌이에요.

먹는 얘기 짧게. 네덜란드 음식이 유럽에서 평가가 낮다는 건 편견입니다. 하링(Haring, 날 청어를 양파에 찍어 먹는 길거리 음식)을 싱그러운 시기인 5~7월에 드시면 바다 그 자체예요. 4월이면 아직 전년도 염장 하링이지만 그것도 맛있습니다. 스트롭와플은 앨버트 카위프 시장의 즉석 가게에서 사면 공장 제품과 완전히 다릅니다. 따뜻하게 구운 와플 두 장 사이에 캐러멜이 녹아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