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는 한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면 닿습니다. 인천에서 1시간 25분, 부산에서는 55분. 이제는 거의 주말 여행지에 가까워졌어요. 이 도시가 다른 일본 도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공항과 도심의 거리입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역까지 지하철로 단 5분. 비행기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호텔 체크인까지 30분이면 끝나요. 도쿄에서 나리타~신주쿠 90분을 한 번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압니다.
후쿠오카 여행을 고민하는 분께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조언은 "1박은 절대 모자란다"입니다. 첫 후쿠오카 여행에서 저는 "가까우니까 당일치기" 하고 0박으로 갔고, 결국 야타이를 한 번 들르고는 시간이 애매해 쇼핑만 하다 돌아왔어요. 후쿠오카는 최소 1박, 사실상 2박이 정답이에요. 2박이면 시내 + 다자이후 당일치기 + 야타이 두세 집 순회까지 다 됩니다.
이 도시의 정체성은 야타이(屋台, 포장마차)입니다. 나카스(中洲) 강변에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30~40개의 포장마차가 늘어서요. 라멘, 야키토리, 오뎅, 모츠나베를 강바람을 맞으며 먹는 풍경이 후쿠오카 야경의 심장이에요. 가게마다 단골이 있고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서, 사실 어느 집을 골라도 어느 정도는 운입니다. 한 가지 팁은 평일 저녁 6시 반 이전에 가서 자리를 잡는 것. 8시쯤 가면 단골 회사원들로 꽉 차 있어 한 시간 이상 서서 기다려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야타이는 거의 다 현금만 받으니 1인당 5,000엔 정도는 현금으로 챙기세요. 한 집에 2,000~3,500엔, 두세 집 옮겨 다니는 게 전통입니다.
라멘 이야기를 빼고는 후쿠오카를 말할 수 없어요. 이 도시가 돈코츠 라멘의 원조입니다. 돼지 뼈를 오래 우린 진하고 하얀 국물에 매우 얇은 스트레이트 면. 다 먹어가면 면만 추가로 시키는 "카에다마(替玉)" 시스템도 후쿠오카에서 시작됐어요. 이치란 본점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칸막이 1인 시스템이 처음 가는 분에게는 편리하긴 한데, 저는 텐진의 신신(Shin-Shin)을 제일 좋아합니다. 국물이 진한데 텁텁하지 않다는 표현이 정확해요. 후쿠오카에는 라멘집이 너무 많아서 사실 어느 집을 가도 평균 이상이긴 합니다.
라멘 외에 꼭 먹어야 할 것이 모츠나베입니다. 소 대장을 주재료로 한 전골인데, 이름만 들으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데 막상 먹어보면 부드럽고 깊습니다. "오오야마"가 가장 안전한 선택이에요. 멘타이코(명란젓)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후 후쿠오카에서 일본식으로 발전한 특산품이라 기념품으로도 좋아요. 후쿠야 본점에서 진공포장된 멘타이코를 사 오면 캐리어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미즈타키(水炊き)라는 담백한 닭 전골도 후쿠오카 한정에 가깝습니다.
다자이후 텐만구는 하카타에서 전철로 40분이면 가는 당일치기 코스입니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신 신사라, 일본 수험생들이 합격을 빌러 오는 곳이에요. 2월 수험 시즌엔 교복 입은 학생들로 인산인해이고, 평소엔 비교적 한산합니다. 신사 참배길에 있는 우메가에 모치(매화떡)는 100엔짜리 작은 떡인데 따뜻할 때 먹어야 진짜 맛을 압니다. 차게 식으면 그냥 평범한 떡이에요. 신사 바로 옆에 규슈 국립박물관(일본 4대 국립박물관 중 하나)이 있어서 시간이 남으면 묶어서 보세요.
쇼핑은 텐진 한 라인에서 다 됩니다. 텐진 지하상가 600m에 백화점, 패션 브랜드, 카페가 다 모여 있어요. 캐널시티 하카타라는 큰 복합몰도 있는데 도쿄의 최신 몰만큼은 아니라 가볍게 한 바퀴 도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 안에 "라멘 스타디움"이라는 공간이 있어서, 전국 유명 라멘집 8개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어요. 이건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도시 산책으로는 텐진 서쪽의 오호리 공원이 좋아요. 후쿠오카 성의 해자를 보존한 지름 2km 원형 공원인데, 아침에 한 바퀴 천천히 돌면 한 시간 정도가 가볍게 흐릅니다.
후쿠오카는 또 규슈 여행의 베이스캠프가 됩니다. 유후인까지 특급 열차로 2시간 반, 벳푸까지 2시간, 나가사키까지 카모메 신칸센으로 1시간 반. 4박 이상의 일정이라면 후쿠오카를 거점으로 두고 규슈 일대를 도는 스타일도 가능해요. 저는 한 번은 후쿠오카 2박 + 유후인 1박 조합으로 다녀왔는데, 도시와 온천의 대비가 깔끔해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간단한 2박 3일 동선을 적어두면, 첫날은 공항에서 하카타로 들어와 점심에 신신 라멘, 텐진에서 쇼핑하고, 오호리 공원 산책, 저녁은 나카스 야타이. 둘째 날은 다자이후 당일치기와 카와바타 상점가, 저녁 모츠나베. 셋째 날은 야나가와에서 나룻배 반나절을 즐기고 공항으로. 이 동선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후쿠오카의 핵심을 빠뜨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