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여행지 소개

· 해외여행

오키나와을(를) 계획 중이시라면 이 글부터. 실제로 다녀오며 얻은 감각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오키나와에 처음 갔을 때 저는 "일본이 맞나?"를 여러 번 생각했어요. 공기, 건축, 음식, 사람들 표정이 간사이나 간토와 너무 달랐거든요. 실제로 오키나와는 1879년까지 독립된 류큐 왕국이었고, 1972년까지 미군 통치를 받았습니다. 일본으로 완전히 편입된 게 불과 50여 년 전이에요. 그래서 이 섬에는 일본 본토 문화 + 중국 영향 + 미군 영향 + 남방 동남아 영향이 층층이 쌓여 있어요. "일본 남쪽 섬"이 아니라 "별도의 문화권"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나하(那覇)가 오키나와 본섬의 중심 도시예요. 국제통리(国際通り)가 나하의 메인 스트리트인데, 1.6km 길이의 보행자 거리에 기념품 가게와 식당이 빽빽합니다. 저는 국제통 자체는 너무 관광지스러워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대신 국제통에서 한 골목 들어간 "사쿠라자카 센트럴(桜坂セントラル)"이나 "츠보야 야치문 도리(壺屋やちむん通り)"가 훨씬 진짜 오키나와 분위기입니다. 츠보야 야치문 도리는 300년 된 도기 마을로 작은 공방과 갤러리가 골목을 이뤄요.

슈리성(首里城)은 2019년 10월 큰 화재로 정전이 전소됐어요. 2023년부터 재건축이 진행 중이고 2026년 현재도 일부만 관람 가능합니다. 그래도 석문, 슈레이몬(守礼門), 주변 성벽은 남아 있어서 방문 가치가 있어요. 류큐 왕국 600년 역사의 중심지였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오키나와의 진짜 매력은 본섬 북부와 남부, 그리고 이시가키·타케토미 같은 주변 섬이에요. 본섬 북부의 추라우미 수족관(美ら海水族館)은 아시아 최대급이고 고래상어와 만타레이가 유영하는 거대 메인 수조가 압도적입니다. 나하에서 차로 2시간. 렌터카 필수.

본섬 남부의 니라이카나이 다리(ニライカナイ橋)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오키나와 여행 사진의 대표 구도예요. 터키색 바다와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장면이 차 안에서 한 번에 들어옵니다. 무료로 지나갈 수 있어요.

오키나와 음식은 본토와 완전히 다른 장르예요. 고야 참푸루(ゴーヤーチャンプルー)는 쓴 오이(고야)를 두부·돼지고기·계란과 볶은 대표 가정식. 처음엔 쓴맛에 놀랄 수 있지만 적응되면 여름에 생각나는 맛입니다. 소키소바(ソーキそば)는 오키나와식 라멘인데 돼지 갈비를 통째로 얹고 국물은 돈코츠+가쓰오+다시마 베이스라 본토 라멘과 전혀 달라요. 저는 슈리성 근처의 슈리소바(首里そば)를 가장 좋아합니다.

아와모리(泡盛)는 오키나와 전통 소주예요. 쌀로 만드는데 본토 소주와 달리 흑국균(黑麴菌)을 써서 향이 독특합니다. 25~43도로 도수가 높아 얼음에 타서 마시는 게 기본. 저는 시음 투어를 한 번 했는데 양조장에서 숙성 5년·10년·20년 아와모리를 비교해 주니까 차이가 선명히 들렸어요.

이시가키 섬과 타케토미 섬까지 가려면 나하 국내선으로 50분. 이시가키는 에메랄드 빛 카비라 만(川平湾)과 다이빙 포인트, 타케토미는 옛 류큐 마을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작은 섬(수우 동력 자전거와 물소 수레로 돌아다님). 시간이 허락하면 이시가키·타케토미를 본섬보다 더 추천해요. 본토스러움이 훨씬 덜하고 "남쪽 섬"의 느낌이 진짜로 납니다.

한 가지 주의사항.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 달리 해수욕 시즌이 4월 말~10월까지입니다. 11월~3월은 파도가 높고 수영 금지인 해변이 많아요. 대신 이 시기엔 호텔이 평소의 60% 가격으로 떨어져서 "겨울 오키나와 힐링"도 나쁘지 않습니다. 기온 18~22도라 한국 가을 느낌이에요.

렌터카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대중교통이 나하 시내만 발달해 있고 본섬 북부는 차 없으면 못 움직입니다. 하루 5,000~8,000엔대. 국제운전면허증 챙기시고,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 같은 좌측통행입니다.